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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말하다

고은, 2006, 만인보 21-23권 (창비)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3. 15.

이 책에는 1960년 마산의거의 인물군상이 시로 형상화 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 중 필자의 눈길을 끄는 것은 아무것도 잃을 것 없는 사람의 죽음, 즉 죽어도 거두어 줄 사람조차 없는 사람에 대한 기록, 반대편에 서서 시위를 탄압한 사람에 대한 시적 형상화였다.

고은은 이를 다음과 같이 처리하고 있다.

오성원에 대한 형상화가 두번 나타난다. 21권 46-47쪽

"1960년 3월 15일 시위대여레 끼여 들었다.  함께 달려가다 가슴팍이 뜨끔 그리고 쓰러졌다 숨졌다.
신마산 구두닦이 23명이 돈을 내어 죽은 동료를 장사지냈다.
오성원이 여기 잠들다".

23권: 191 "살아 있을 때 국숫집 지나가면 국수가 먹고 싶었다 그름을 보면 구름이 되고 싶었다".

고은은 오성원에 대해 한번 쓰고는 아쉬웠던 게다.  그래서 다시 썼다.  그러나 너무 간략하게 그냥 위와 같이 썼다.  세상살이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면서도 순수하게 살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고 싶다.  그래서 가난하고 멸시받았지만, 그렇다고 정의감도 없고 용기도 없는 사람은 아니다.

만인보 완간 개정판 21.22.23 - 10점
고은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이름 없이 죽은 것은 아니지만, 두 주검 22: 119는 표현이 너무 가슴 저민다.
"마산 남성동 거리 시민들 흩어졌다. 
거리에
두 학생의 주검 
서로 겹쳐져 있었다".  줄을 바뀌어 적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찌 이것을 산문으로 길게 한줄로 쓸 것인가?
구 하나하나가 읖조리면서 눈이 멍하다.  두 주검은 중학교 3년생인 창신중학 3년 소주섭, 마산공고 3년 강융기 군이다.

총을 쏜 이들에 대한 묘사는 2편이 있다.
21권: 245-247 " 1960년 멍든 남해 가득히 아침 놀 잠겨 봄이 오고 있었다.
갈매기 날개
잿빛 깃
흰빛 깃
파도이랑에 떠 봄이 오고 있었다.
..........................
이 쌍놈의 빨갱이 새끼"

23권: 80-81
"마산경찰서 경비 주임 박종표
.................
마산 신포동 중앙부두 앞바다에 던져 넣었다가 가래침 탁뱉었다.
...............
대구 교도소 형장
일제시대 이승만 시대의 끝이 그의 끝이었다".

고은 (고은태) / 시인
출생 1933년 8월 1일
신체 키173cm, 체중6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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