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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사람 생각

역사이야기

by 사람의숲 2007. 10. 11.

어제 중앙동사회교육센터에서 따비 회원님들을 모시고 역사에 대해 강의를 해보았다.  이렇게 표현하는 이유는 역사에 대한 강의를 해본적이 없기때문이다.  마산 여성회관에서 근대와 현대의 역사에 대한 강의를 해본 경험, 그리고 3.15와 10.18 또는 마산선에 대해 세미나에서 논문을 발표한 적은 있고, 역사책을 많이 읽고는 있지만, 내 스스로 역사라는 것에 대해 직면에서 묻고 답해보지는 못했다. 

 
모처럼 따비 회원님들이 역사학자들이 바쁜 틈을 타 비전문가인 제가 역사에 대해 말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지난 5월 25일 부산대 대학원 콜롬키움에서 기억에 대한 발표를 한 후로 무언가 내가 하는 일을 정리할 기회를 갖게되어 즐겁게 발표요청을 수락하였다.

나는 요즘 1979년 마산민주항쟁을 주제로 한 책 유신체제의 역한 고리라는 책을 준비하고 있기때문이다.  서문에 무언가 역사관에 대한 말을 넣고 싶은데 내 스스로 정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저 사실의 노트, 그리고 시간과 공간에 따른 분류작업을 해왔고, 다만 자료의 성격, 사건의 배경, 항쟁 주체들의 상황을 앞부분에 넣었고, 뒤부분에는 주체들의 봉기 동기, 항쟁의 기억과 기념, 그리고 가능하면 고문과 폭력의 윤리적 문제와 의사소통적 효과에 대한 글을 넣으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역사를 특히 원자료를 사용하여, 늘상 만나는 이웃이 게재된 사건을 서술할 때에는 항상 이웃들의 행동을 미화시켜야 한다는 압력이 강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도 자신들의 행동이 미화되기를 원한다.  이때 미화라는 것은 국가와 사회와 이웃에의 희생과 헌신, 순수한 열정, 역사적인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미화라고 쓰는 것은 대부분 당시의 항쟁 주인공들이 현재에는 당시의 열정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기때문에 더 이러한 서술을 원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그러나 이들의 행동을 가능하면 지역, 고장, 가족, 이웃의 관점에서 서술하려고 시도한다.  즉 민족국가의 역사가 아닌, 개인과 사회의 연결점으로 보려는 관점을 취한다.  따라서 해석에서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상존한다.
 
어제 따비의 강의에서는 구술사, 가족사, 개인사(자선전), 그리고 가능하면 향토사(이웃의 역사)를 강조하고 싶었다.  우리의 역사는 이제 민족국가를 넘어서서 각 개인들이 큰소리치고, 머리들고 자신만만하게 살아가는 그런 사람과 마을이 있어야 국가도 사회도 세상도 풍요로와 지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이은진/경남대 사회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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