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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사람 생각

전국이 쳐다보는, 창원시 평생학습도시 길을 잃다.

by 구르다 2010. 7. 6.

15년의 활동을 15분 동안 발표했습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자리였습니다.
지난 6월 18일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에서 전국 평생학습도시 네트워크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저는 창원시의 사례를 발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부족한 대로 준비하여 참석하였습니다.

▲ 전국 평생학습도시 네트워크 세미나 토론회. 2010.6.18.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아침 6시30분 창원에서 서울 가는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서 전철로 갈아타고 안산에 도착하니 세미나 시작 30분 전이었습니다.

세미나에 대한 충분한 내용을 숙지하지 못하고 참석을 했습니다. 정확히 저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창원의 15년 활동 개괄 자료를 준비하고 발표할 내용은 따로 밑줄 그어 갔습니다.

개회식이 끝나고 첫 순서로 창원시의 사례를 발표하였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딱 반으로 줄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결국 몇 분을 더 사용하였습니다.
발표를 하고 나니 허무했습니다. 창원시의 사회교육센터(마을도서관) 활동 15년을 15분 만에 발표한 것도 그랬지만, 준비한 내용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애초 무리한 욕심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창원시 사례에 이어, 해운대구 무지개네트워크 사례, 시흥시 평생학습 네트워크 사례, 안산시 네트워크 사례가 발표되었고 저는 자리에서 메모하며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내용은 그렇게 신선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경험한 내용이거나 참 어렵게 활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많이 부러웠습니다. 행정에서 앞서 그런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은 정말 부러웠습니다.

사실 저는 이 자리에서 발표하면서도 불청객 주변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아닌 창원시 담당자가 발표하는 것이 전체 그림에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창원시가 추진하는 평생학습과 마을도서관에 대해 마음을 비운 것이 6년 되었습니다. 이날 발표한 자료 역시 6년 전인 2005년에 준비했던 자료에 조금 바뀐 부분을 더하고 수정한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발표자로서 마음의 준비 역시 부족했다고 봅니다.

 


사례발표가 끝나고, 중앙대학교 글로벌인적자원개발대학원 이희수 원장님이 '평생학습도시 네트워크 분석 & 강화전략'이라는 주제로 발제하였습니다.
사례발표를 토대로 한 분석과 그에 따른 제언이었습니다. 창원시 사례는 제 원고가 늦게 제출되어 분석 자료에는 실리지 못했고 파워포인트 발표자료에 간단하게 언급 하였습니다.

자료를 보고 갔지만, 사례에 분석이 중요 내용이라는 것을 가서야 알았습니다. 확실히 땜방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주제 발제가 끝나고 토론에서 숙명여자대학교 윤창국 교수님이 "창원시의 사회교육센터(마을도서관)의 활동은 분명한 자기지향점과 주체들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주고 있다."라고 좋게 평가해 주셨습니다.

▲ 전국 평생학습도시 네트워크 세미나, 이희수 교수 발표. 2010.6.18.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창원이 가진 고유한 것을 잘 가꾸고 그것을 전국에 세계에 내놓을 때 전국적인 것 세계적인 것이 된다

창원의 평생교육 현장에 있는 사람은 창원시 행정에 대한 불만도 많고, 처한 현실을 안타까워하지만, 다른 도시에서 평생학습도시 창원을 그래도 부러워합니다.
구체적 내용이나 미세한 것을 떠나 마을 단위에 평생학습시설인 마을도서관(사회교육센터)이 있다는 것, 그것을 행정에서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그저 부러운 것입니다.
평생학습도시라는 말이 생겨나기 훨씬 전인 1995년부터 창원시에서는 민관협력방식으로 그 당시에는 한국에는 없는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0년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딱 그기까지였습니다.

2005년 창원시가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고 창원시의 고유브랜드가 될 수 있는 마을도서관(사회교육센터)은 방향을 잃었습니다. 누군가의 수많은 석박사 학위 논문 주제로 연구되었지만, 창원시는 그 가치를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평생학습도시, 평생학습이 현재 단계에서 지향하는 것은 평생학습마을입니다. 평생학습을 통한 공동체입니다.
창원시의 마을도서관(사회교육센터)은 출발부터 그것을 지향점으로 했습니다. 앞서 가도 너무 앞선 것이라고 할까요? 지난 6년 그 지향점은 창원시에서는 철저히 외면당했습니다.

창원시는 전국적인 것, 세계적인 것을 추구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창원시가 간과하는 것이 있습니다. 전국적인 것, 세계적인 것은 다른 곳에서 가져오거나 세계라는 이름만 내건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창원이 가진 고유한 것을 잘 가꾸고 그것을 전국에 세계에 내놓을 때 전국적인 것 세계적인 것으로 됩니다.
이것은 외국의 관광객인 대한민국의 아파트를 보기 위해 관광 오지 않고, 서울 사람이 시티세븐을 구경하기 위해 창원을 오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앞으로 4년, 창원의 마을도서관(사회교육센터)은 또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까? 솔직히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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