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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말하다

지어미와 지아비

by 사람의숲 2010. 1. 25.
지난 연말에 미국의 New York Times에 The Last Station이라는 영화에 대한 소개 기사가 실렸다.  톨스토이의 부인과 톨스토이의 제자이자, 비서의 사이에 관한 이야기를 쓴 글을 각색하여 영화로 만들어서 출시되었고, 글로브 상에 후보로 지명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1월 15일부터 미국의 영화관에서 상영되었다고 한다.  현재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감독이나 제작은 독일에서 하였고, 배우들은 영국, 캐나다 등 영어권에서, 촬영은 독일과 러시아에서 하고, 제작은 소니가 사들였다고 되었다.  톨스토이 부인이 톨스토이의 저작권을 러시아 인민들에게 넘기려는 유언에 사인하게 만들고 이를 주장한 비서를 증오하고, 이를 번복시키기 위해 유혹하는 장면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톨스토이는 1910년에 11월에 82세의 나이로 러시아의 한 시골 작은 역의 역장 집에서 죽는다.  당시 톨스토이는 이미 유명해진 덕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추종하고 있었고,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세계적인 뉴스꺼리가 되어 있었던 시점이다.  10월 말에 톨스토이는 자신의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기 위해, 당시 26세였던 막내딸에게만 통보하고, 그의 의사와 같이 집을 나가, 동네 역을 통해 부인의 동생이 거처하는 수녀원으로 갔다가 이것이 발각되자, 다시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우랄방향의 기차를 타고, 도저히 몸이 약화되어 갈 수 없는 상태가 되자, 내린 곳이 마지막 정거장이 되었다.
 
러시아 문학 전공하는 동료 교수에게 알려주니, 곧 톨스토이의 말년에 대해 말해 준다.  즉 16살 연하의 부인을 맞이하여, 부인의 헌신으로 집필활동을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나, 곧 부인이 직접 톨스토이의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집필된 글에 대한 출판에 관련된 일에 개입되게 된다.  이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부인의 자문도 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출판사에만 맡기면,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점을 서로 공유한다.
 
며칠 뒤에 같은과 동료 교수님이 강신표 교수님 사모님인 김봉연 선생님이 번역하신, 우리 연구소에도 1999년인가에 직원 교육을 하신, 분이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부인인 안나 도스토예프스키가 쓴, [내 인생에 행복이 되어준 당신에게] 부산교회사 연구소 발행을 전달해 주었다.  김해 인제대학에 오신 강신표 선생님을 따라 유명 호텔에서 퇴임하신 후에 김해에 거쳐하시면서, 여러 선물을 자주 해주시는 분이다.  우리집의 식탁위에 있는 시계가 선생님 부부가 주신 것이다.  시계 안에 우리 집의 부부를 위해 글귀르 적어주시었다.  원래 책의 제목은 나의 회고록 정도였으나, 김봉연 선생님이 제목을 멋있게 바꾸었다.  실제로 도스토예프스키 부부는 서로를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았다.
 
반면에 톨스토이 부인에 관한 전기의 번역본은 [악처 소냐]로 제목을 달았다.  물론 원래의 제목은 앤 애드워즈, [The Life of Countess Tolstoy]이다.  즉 톨스토이 백작부인의 일생정도이나, 번역한 사람이 악처로 만들었다.  내용은 악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었으나, 세간에서는 악처로 소문이 난 사람이 톨스토이 부인이다.  물론 톨스토이 스스로도 부인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당시의 사람들은 무척 글을 많이 썼다.  특히 톨스토이의 소설은 대부분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중심으로 줄거리르 구성하였고, 실존인물 중의 한 사람이 글의 모델이 되었기에 톨스토이 부인은 항상 남편이 자신에 대해 쓴 글에 대해 몰래 보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많이 했던 모양이다.  톨스토이가 막내딸 사샤에게 보낸 편지에 부인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 나온다.  "내 말을 엿듣고, 또 끊임없이 잔소리를 퍼부으며, 자기 마음대로 나를 다루려 하고, 한시도 놓치지 않고 통제하고 구속하려 하며, 심지어는 사랑의 가면을 쓴 끝없는 저주와 함께 내가 가장 아끼고 필요로 하는 무섭게 증오하는 일이 얼마나 나를 괴롭히고 참을 수 없도록 했는지"로서 표현하고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부부들이 이 정도의 일을 겼으면서 살것이라는 생각이 드나, 톨스토이는 82세의 나이로 분노를 폭발시키고, 집을 나간다.
 
톨스토이는 그의 소설만 본다면 매우 온화하고, 성실하고, 젊은 시절에는 방탕하였다고 고백하기는 하지만, 매우 담담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의 부부 관계는 그다지 순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다.  여기에는 막내딸과 부인간의 관계, 4명의 생존해 있는 아들들의 서로 다른 견해 등이 나타나고 있다. 아무튼 너무나 많은 가족들이 톨스토이의 일에 개입되어 있다. 결국은 막내딸이 비서와 같이 재산의 처분을 맡게되고, 톨스토이의 사후에는 수많은 톨스토이 인생에 대한 글이 나오게 되나, 이들 가족들이 끝내 화합하여 살게 된 것 같지는 않다.  반면에 토스토예프스키는 소설은 매우 음침하고, 어두음을 갖고 있다.  또한 도스토예프스키 자신이 몸이 허약하여 말을 아끼고, 행동을 주저하였으므로, 이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거만하고 남을 무시하는 듯한 행동으로 오해되어 항상 도스토예프스키는 밝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부부사이에는 항상 온화하고, 사랑이 넘쳤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설의 분위기와 실제 가정의 분위기는 상당한 정도 반대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화를 통해 철학을 전파한 소트라테스도 부인과는 잘 대화가 되지 않고 불화가 많았었다.  부부는 개별자이면서도, 동시에 하나의 생활을 공유하는 존재들이다.  따라서 때로는 지나치게 하나가 되려고 하면, 증오가 지나친 경우가 나타난다.  반면에 상대방을 인정해 주면 사랑의 마음이 생겨나는 것이 부부의 관계인 것 같다. 

이은진/연구소 홈페이지에서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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