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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말하다

시몬느 베이유, 1940년대 초, 뿌리를 갖는 것

by 사람의숲 2006. 3. 17.

프랑스의 젊은 여인, 불같은 삶을 살다 사라진 여인으로 기억되어 있다.  낭만주의자이면서 현실주의자인 시몬느 베이유.

시몬느 베이유는 인간은 항상 어느 집단에 속하여 공동체성을 맛보고, 노동과 인간관계의 의미를 맛보면서 살아야 자신의 뿌리를 갖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대인은 뿌리를 뽑혔다고 한탄한다.  더구나 뿌리가 뽑힌 사람은 쉽게 다른 사람들의 뿌리를 뽑는 일을 한다.  뿌리가 있는 사람들은 남의 뿌리를 뽑을 수 없다. 

연구소의 일을 하면서 연구소가 하는 방식의 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그들의 잣대로연구소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도둑놈의 눈에는 모든 사람이 잠재적인 도둑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을 새롭게 보려고 한다.  시몬느 베이유는 우리에게 새로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제기하고 있다. 

그녀는 1936년의 노동자 공장 점거를 찬양하면서, 오히려 1873년에 프랑스에 민주주의 체제를 가져온(의회, 대통령 선거제도) 제 3공화국 헌법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즉 시몬느 베이유는 국가주의 보다는 소규모의 공동체 주의를 통해서 인간성의 회복을 꾀하려고 시도했던 모양이다.  농민들은 바로 소규모 공동체의 이상을 간직하고 풀뿌리 공동체를 지켜나가는 집단으로 평가한다.  따라서 농민만은 끝까지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농민들은 2차대전 기간에 점령자 독일에 대해 레지스탕스 운동을 소극적으로 펼쳤다고 비판한다.  오히려 뿌리를 잃어버린 노동자들이 레지스탕스 운동을 주도했음을 지적하면서 농민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와인 전쟁]이라는 책에서는 프랑스의 와인 제조자들, 포도재배자들이 2차대전 기간중에 적극적으로 독일에 맛서서 레지스탕스운동을 전개하였음을 기록하고 있다.

나는 이 두책을 읽어 보기를 권유한다.  내가 우리의 독립운동이나 빨치산 운동, 민주화운동, 한국전쟁기의 소설들을 보면 항상 침울해지는 데, 프랑스인들의 레스스 탕스 운동에 대한 기록에서는 그들이 고문당하고, 피를 흘리고, 죽어가는 기록이면서도 희망과 기쁨이 넘치는 느낌을 갖는다.  나는 우리의 삶도 좀더 주체적으로 나의 삶을 살아 간다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고 긍정적인 표정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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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진 2006.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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