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료실/마을신문

[가우리 제9호] 따비 체험기 '강물을 따라 찬란한 문화왕국 백제의 꿈을 꾸며...(충남 공주,부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8. 13.
[가우리 제9호] 따비 체험기 '강물을 따라 찬란한 문화왕국 백제의 꿈을 꾸며...(충남 공주,부여)'
 

강물을 따라 찬란한 문화왕국 백제의 꿈을 꾸며... (충남 공주, 부여)

                                                  

춘삼월이라고 하지만 날씨가 너무 매서워 겨울옷을 두툼하게 차려 입고 나섰었죠.  따비 아이들과 함께 하는 백제 역사기행을 앞두고 여러 차례 다녀왔지만 조금은 더 알찬 꺼리를 알려주기 위해 또 나선 사전답사였지요.


500년의 조선왕조 역사보다 훨씬 긴 660년의 역사를 가진 백제 역사에 비하면 백제는 알고 있으나 우리에게 너무나 선명하지 않게 다가옵니다. 찬란한 문화가 있었던 백제의 이야기, 도읍 공주와 부여에서의 여정을 들려 드릴까 해요.  도읍이 한 곳이었던 까닭에 오밀조밀 문화재가 모여 있는 경주와 달리 백제는 세 번이나 천도를 하였어요. 서울, 공주, 부여 그러니까 하남위례성, 웅진성, 사비성이죠. 그 중 공주와 부여만 들러도 하루가 터무니없이 짧은 이유가 여기 있어요. 숨 가쁘게 이야기하더라도 이해해주세요.^^


송산리 고분과 함께 공주박물관이 차에서 내려 처음 향한 곳이어요. 아침부터 향한 곳이 무덤이라니 아이들이라면 '허걱'할 일을 가슴 설레며 향합니다. 고분모형관에서 자연석으로 천장을 둥글게 만든 5호분과, 아치형으로 생긴 터널을 만들어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사신도가 있는 6호분을 들락거린다. 이어진 7호분에서 무령왕과 왕비를 만나지요.  무덤의 형태 차이도 쉽게 들어오고, 문화의 번성도 손에 잡힐 듯 손쉽게 느껴집니다.




공주 박물관에선 무령왕릉에서 발견 된 유물들을 중심으로 둘러봅니다. 화려한 불꽃무늬로 장식된 왕의 장식, 연꽃 모양의 왕비의 장식, 봉황이 칼을 품고 있는 환두대도, 주머니에 살짝 넣어오고 싶을 만큼 매우 예쁜 귀걸이와 장식들, 청동거울과 엉덩이와 잛은 다리가 귀여웠던 진묘수를 살펴본다. 아이들은 왕비의 이빨에 더 감격할지도 모르겠어요.  일본에 의해 '고적답사'라는 명목으로 온 국토가 마구 파헤쳐지고 도굴되었던 것에 비해, 배수 공사를 하던 중에 발견된 무령왕릉의 소중한 의미가 가슴으로 마구 와 닿습니다. 고마운 비가 아니었더라면 이름도 없이 그냥 무덤으로 불리었을지도......


차를 타고 다음 도읍이었던 사비성, 부여로 향한다. 백제 문화의 최전성기였고 가장 찬란한 예술혼을 피웠던 곳. 어릴 때 마를 캐며 살던 백제 무왕이 신라의 선화공주와 결혼하게 되었던 러브스토리가 있는 곳이기도 하죠. 또 정림사지 5층 석탑과 부여박물관도 있어요.  백제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금동대향로, 큰 돌덩이 하나도 예쁘게 다듬은 부여석조, 근초고왕이 왜로 칼을 하사하며 위세를 떨쳤던 칠지도 모형, 옷자락 하나까지 우아한 금동관세음보살, 백제의 번영과 평화를 바랬던 서산 마애불을 둘러보고 부소산성으로 향했습니다.


배로 백마강을 따라 내려가다 고란사에 도착. 삼천궁녀의 기억을 간직한 낙화암과 꼭대기에 새겨진 육각형의 백화정도 올라본다. 아슬아슬 난간을 걸터앉자 두려움과 슬픔에 떨며 강으로 날아 내렸을 그녀들의 안타까움이 두 다리로부터 전해옵니다. 좀 쉬며 사진도 찍고 강물도 쳐다보다 부소산성 안을 훑어 내려온다. 백제 말 성충, 흥수, 계백의 세 충신을 모신 삼충사, 영일루, 군창지를 지나죠. 성문을 나서면 넓은 공터에 주거지 유적이 펼쳐져 있어요.


훤한 곳을 나오니 계백이 백제를 끝까지 지키려고 안간힘을 냈던 황산벌 전투가 절로 떠오릅니다.  멸망했지만, 찬란했던 왕국을 살리고자 부흥운동을 펼쳤던 백제인들은 백강 하구에서 또 지게 되죠. 그런 안타까움도 수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은 아스라해졌어요.


이제 우리가 지고 가야할 것은 패망의 역사가 아니라, 660이란 짧지 않은 시간동안 번성을 위해 고인물이 아니라 각지로 흘러 바다로 가는 강물처럼 세계로 역동적으로 움직였던 백제, 금동대향로에 새겨진 신선이 사는 곳처럼 행복한 나라를 바라며 찬란하게 문화를 펼쳤던 백제의 역사가 아닐까요?


기회가 닿으면 몽촌토성이나 풍납토성을 거닐며 위세를 떨쳤던 백제의 커다란 호령도 들으면 좋을 것 같아요. 다음에 또 만나요^^.


주윤조 (역사 체험교실 따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