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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마을신문

[가우리 제10호] 걸어서 둘러보는 경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8. 13.

걸어서 둘러보는 경주

 

따비 여덕임


  늘상 가도 또 가고 싶은 곳, 매번 가도 갈 때마다 새로운 경주를 다녀왔다.

편리한 교통을 잠시 접어두고 천천히 걸어서 옛 신라의 정취를 느끼는 도보여행.

지척에 고분과 유적지가 위치해 있으므로 초등학생 이상이라면 누구나 가볍게 걸어서 다닐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주에 도착해 대릉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대릉원을 시작으로 첨성대, 계림, 반월성, 석빙고, 안압지를 거쳐 국립경주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다시 대릉원으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먼저 23기의 고분들이 평지에 넓게 모여 있는 대릉원.

김씨 중 가장 먼저 왕위에 오른 신라 제13대 미추왕릉, 두 개의 능이 붙어있는 표주박 모양의 신라 고분 중 가장 큰 황남대총, 신라 고분의 구조인 돌무지 덧널무덤(돌로 묘실을 만들고 그 위에 흙을 쌓은 것)을 속속들이 볼 수 있는 천마총을 꼭 둘러보길 권한다.


  대릉원을 나와 맞은편으로 가면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 첨성대를 만날 수 있다.

아직도 그 쓰임에 대해서 이견이 있긴 하지만 과거 우리 조상들이 별을 관측했을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하나하나 돌을 조화롭게 쌓아올린 조상의 지혜를 엿 볼수 있다.

첨성대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경주민속공예촌 내에 있는 신라역사과학관을 권하고 싶다.

   첨성대를 지나 조금만 걷다보면 김씨 시조인 김알지 탄생설화가 있는 계림과 만난다.

넓은 숲 한가운데 큰 나무 그늘 아래는 집에서 준비해간 점심을 먹기에 적절한 곳이다.

내물왕릉이 거기에 있다.

 


  점심을 먹고 발걸음을 재촉하여 반월성(반달모양으로 구릉을 깍아 성을 쌓았다.)의 흔적을 느끼며 얼음 저장고인 석빙고를 볼 수 있다. 이것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지금도 그 앞에 서면 냉기가 흘러나와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조금 더 걸어가면 임해전지, 안압지가 나온다. 통일신라시대의 화려한 궁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곳으로, 궁내에 우물을 파 인공 못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나온 유물들은 부장품격 성격의 신라무덤의 출토품과는 달리 실생활에 사용되었던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주령구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임해전지를 나와 온갖 유물로 가득찬 국립경주박물관으로 가보자.

에밀레종으로 알려진 성덕대왕 신종등 신라인의 생활모습, 삶을 엿볼 수 있다.

전시관에서는 너무 많은 것을 보고 습득하려는 것 보다 여유를 가지고 몇 가지만 주의 깊게 본다면 박물관이 그렇게 지루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천년고도 경주 여행은 옛 것을 보고 옛 선현들의 지혜, 아련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 조상들의 발자취를 느끼며 나 스스로 우쭐해지는 기분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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