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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사람 생각

마을도서관이 없다고 삶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by 구르다 2009. 6. 12.


경남복지 제160호/경남사회복지협의회

얼마전 경남사회복지협의회에서 원고 청탁을 받았다. 지역의 NGO를 탐방하는 코너에 연구소의 소개글을 써 달라고 한다.

다른 일정에 쫒겨 꼼꼼하게 원고를 챙겨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는데 며칠전 경남복지 2009년 가호가 배달되어 왔다.

연구소의 마을도서관에 대한  생각을 주관적으로  정리한 것인데, 이것도 기록이다 싶어 옮겨 본다.


마을도서관이 없다고 삶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아직 우리가 사는 마을에는 도서관이 있는 곳 보다, 없는 곳이 훨씬 많다. 그렇다고 도서관이 없는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활에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걸어서 10분 거리에 도서관이 있는 마을에 살았던 사람이 도서관이 없는 마을로 이사를 가면 생활에 상당한 불편함을 느낀다.

마을도서관(작은도서관)은 바로 이런 것이다. 없어도 그뿐이지만 있음으로서 삶을 풍요롭게 하는 그런 곳이다.

2009년 현재 TV, 지방정부, 중앙정부에서도 책 읽는 것이 중요하다. 접근성이 좋은 도서관을 마을 마다 만들어야 한다며 선진 외국의 사례를 들고 오고, 빌게이츠를 들먹인다. 또 생활 속 도서관을 이야기하면서 기적의도서관을 빼 놓지 않는다. 마치 기적의 도서관이 작은도서관의 대안처럼 홍보 한다.

2007년 봉곡마을도서관의 배려와 감사의 석류길 축제


기적의도서관은 어느 날 갑자기 땅에서 솟아난 기적의 산물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기적의 도서관이 도서관운동에서 가지는 순기능에 대해서 부정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강력한 매스미디어를 통한 운동이었기에 국민들의 책과 도서관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고, 기적의 도서관을 유치하려는 지자체의 경쟁도 심했다. 분명 한국의 작은도서관운동에서 큰 획을 그은 일대 사건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기적의도서관에 이어 작은도서관을 만드는 사업으로 ‘고맙습니다. 작은도서관’까지 이어 오고 있으니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작은도서관운동을 하는 단체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섭섭하고 아쉬운 점도 있다. 분명한 것은 기적의도서관은 작은도서관의 한 유형에 불과한 것이고, 작은도서관운동이나 정책이기 보다 작은도서관 만들기 이벤트이다. 그것에 대한 과대포장으로 민간에서 열정을 바쳐 일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과소평가되면 곤란하다. 그런 점에서 섭섭한 것이다.


창원에는 기적의도서관이 없다. 그러나 인구50만의 도시에 30여개의 마을도서관이 있다. 인구대비 도서관 수나 장서 수를 따지면 세계최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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