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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마을신문

[가우리 제 10호] 중앙동 인쇄골목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8. 13.

 기록의 역사가 숨쉬는 중앙동 인쇄골목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ꡓ 한 카메라 회사의 유명한 광고 문구이다. 얼핏 흘려 들을 만한 단순한 문장이지만, 그 안에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진실이 숨어 있다. 어쩌면 우리 인류의 역사를 저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도 있지 않을까?


역사와 선사를 구분하는 기준은 바로 '문자의 사용'이다. 또한 동물과 달리 인간이 문자와 기록을 통해 세대를 거쳐 문화를 전수 할 수 있었다는 것이 현대 문명의 출발점이고, 세계 3대 발명품인 종이와 인쇄술의 발달이 인류의 발전을 촉진시킨 것을 보면, '인류의 역사 = 기록의 역사'라는 공식이 성립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우리나라가 9개로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유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왕조실록, 훈민정음, 직지심체요절 등' 모두 자랑할 만한 우리의 역사이다. 독일인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만든 1450년 보다 216년이나 앞서 금속활자를 만든 조상의 후예들로써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며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듯하다.


이런 우리 선조들의 숨결을 찾아 가는 일을 아주 가까운 곳에서 시작해 보려고 한다. 바로 중앙동의 '인쇄 골목'이다. 몽고의 침략아래 불심으로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만든 팔만대장경이나, 일제 치하에 진한 잉크냄새 가득한 인쇄소에서 찍어낸 '항일 독립 신문들'이나 문화를 보급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는 '중앙동 인쇄골목' 사람들이나 공감과 역사를 찍어내고 있다는 사실만큼을 같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듯 무더운 어느 날 창원인쇄 연합회 회장 안병준님(명성종합인쇄 대표)를 만나게 되었다. 서울의 을지로, 충무로처럼 인쇄 골목은 원래 도시의 중심에 많이 집중되어 있다. 중앙동에 인쇄골목이 활성화 된 것은 도청이 이전해 오면서부터라고 한다. 안병준님도 부산에서 인쇄업을 시작하신 후 도청이전과 함께 창원으로 옮겨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인쇄골목을 지켜오셨다고 한다 .


보통 인쇄작업이라고 하면 책을 만들거나 복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명함, 스티커 작업, 광고 포스터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런데 인쇄 작업의 특성상 기획, 필름, 인쇄, 코팅, 제본 등 분업화가 이루어져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인쇄골목이 생겨나게 된다고 한다.


요즘은 인쇄술을 배우는 젊은이들이 적어 힘든 점이 있다고 하셨다. 하지만 기계화, 자동화 되어 전문적인 인쇄기술이 높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인쇄기술국이라 하셨다. 역시 아시아 최고의 기록문화유산의 나라로의 자부심을 가져도 될 듯 하다.


중앙동 인쇄골목에서는 인쇄업을 하시는 분들의 모임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1년에 한 번씩 단합체육대회도 하며 친목을 도모하고 계신다고 하셨다. 한가한 주말 오후, 중앙동 인쇄 골목을 걸으며 우리의 찬란한 기록문화유산의 정신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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