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도서관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마산과 창원을 보면 알 수 있다. 마산은 생기가 덜하다. 반면 창원은 활달하다. 마을도서관이 마을과 도시 분위기를 바꿨다고 생각한다."(이종은 경남정보사회연구소장)


최근 마을도서관, 작은 도서관 등의 이름으로 전국 곳곳에 규모가 작은 도서관이 생활터전 근처에 만들어지고 있다. 세상사 그저 되는 것이 없듯 모든 것은 누군가의 땀과 노력, 열정이 보태어져 이뤄진다.

한때, 모 방송사에서 만든 '기적의 도서관'이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마을도서관 전국화에 이 프로그램이 적잖은 노릇을 했을 테다. 담당PD가 경남에서 이 아이디어를 얻지 않았을까?

창원에서는 1995년 7월과 8월에 사파동 동성아파트와 봉림동에 각각 사립 1호, 공립 1호로 마을도서관이 만들어졌고, 지금은 없는 동네가 없다. 창원에서 기적이 먼저 일어난 것이다.

마을도서관·학교도서관 만들기의 모태랄 수 있는 경남정보사회연구소 이종은(40) 소장을 창원 봉림 마을도서관에서 만났다. 경남정보사회연구소는 마을도서관을 만들고 죽은 학교도서관을 되살려야 한다며 1994년 만든 비영리단체다.

이 소장은 1997년 사무국 실무자로 이 단체와 인연을 맺어 지난 2006년 소장이 됐다. 실무자로 시작해 한 단체를 책임지는 '소장'의 자리에까지 오른 것이다.
일상적인 주민 소통공간 있어야 도시 활기…도서대여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과제

마을도서관은 우리 사회에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일까. 이 소장은 "토박이가 아니면 이웃과 자연스레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마을도서관은 어른이든 아이든 편하게 책을 읽고 이웃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마을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려주고 읽는 공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정보를 공유·소통하는 사랑방 노릇을 하면서 특히 마을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주민공동체 형성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마을도서관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은 차이가 날까.

이 소장은 마산과 창원을 비교했다. 그는 "마산은 도시 자체에 생기가 덜하다. 반면 창원은 외지인들의 전출입이 잦음에도 활달하다"며 "마을도서관이 생기를 불어넣는 데 한 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을도서관이 있어 창원시민들은 편하게 이웃을 만날 수 있고 또 마을축제 등을 통해 서로 통하며 생기를 만들어 간다"며 "마산은 마을도서관처럼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이 없어 생기를 만들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원에서 제도적으로 정착돼 꽃을 피운 마을도서관은 몇 년 전부터 전국화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 2006년부터 '작은도서관'이란 이름으로 소규모 도서관 건립을 국책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김해에서는 아파트 마을도서관 건립을 제도화하는 조례를 준비 중이고, 마산서도 송순호(민주노동당) 시의원이 조례 입법을 준비하고 있다. 또 경남정보사회연구소는 1994년부터 학교도서관 살리기 운동도 함께 벌여왔다. 죽어버린 학교도서관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것이 이들의 주장과 노력이었다.
이런 노력 등으로 2007년 12월 '학교도서관진흥법'이 제정됐다. 이 소장은 "국립중앙도서관의 작은도서관 건립 운동과 전국 자치단체에서 소규모 도서관 건립에 나서고 있고 학교도서관법이 제정된 것 등을 보면서 지난 10여 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생각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을도서관이 도서대여점처럼 책만 빌려주고 읽는 공간에 그쳐선 안된다"며 "마을도서관 운영의 모범적인 정형을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경남정보사회연구소는 앞으로 10년 전략과 사업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6년 하반기 장기발전특위를 구성해 전략과 사업방향을 고민한 결과, NGO도서관을 설립하고 또 풀뿌리 운동을 연구·자문하는 역할 등을 강화하기로 2007년 정기총회에서 결의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과거 민족민주운동이 제대로 정리·기록되지 못했듯 시민사회운동도 체계적으로 정리·기록되지 않고 있다"며 "지역시민사회운동의 기록과 함께 지역활동가들의 다양한 정보 공유와 교육의 장으로 NGO도서관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민일보 [사람in]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257789
도서관 만들기 운동 벌여온 경남정보사회연구소 이종은 소장
마을도서관 '사랑방' 되는 그날까지
2008년 06월 25일 (수) 김범기 기자 kbg@idomin.com


Posted by 사람의 숲 사람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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