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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말하다

1940년대 영국인들의 독서 형태

by 구르다 2009. 9. 10.

이은진 이사

영국의 식민지 인도 벵갈에서 태어나서, 버마, 모로코 등의 식민지와 파르 등에서 생활한 작가 조지 오웰의 산문집 제목이 [코끼리를 쏘다](2003, 실천문학사)이다.  산문집의 제목은 버마(현재의 미얀마, 2차대전이전에는 영국의 식민지였다)에서 경찰로 근무하던 작가가 코끼리를 쏘게 되는 사건을 다룬 것에서 나왔다.

말레이지아 서쪽은 영국이 지배하였던 지역이라서, 영국의 유명한 작가들의 식민지 여행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이런 장면을 볼 때 마다 착잡한 심정이 든다.  제국에서 살던 우리가 존경해 마지 않던 작가들고 결국은 식민지를 바라 볼때 자신의 시선으로 항상 가난에 찌들린 사람들에 대한 동정과 연민과 무시의 시선을 담고 있기에 그렇다.  조지 오웰도 여기에 벗어나지 않는다. 

코끼리를 쏘다 - 10점
조지 오웰 지음, 박경서 옮김/실천문학사
  

이책을 읽게 된 계기는 책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고 해서 읽게 되었다.
작가는 1934년부터 런던에서 서점에서 고용원으로 일한경험이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영국사람들의 독서 성향에 대해 글을 쓴다.  우선 그는 "좋으면서 나쁜 책'이라는 산문에서는 대부분의 팔리는 책들은 현실 도피적인 책이라고 하면서, 그러나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은 사실적이라서 멜로드라마이기는 하지만 감동을 준다고 표현하고 있다.  책을 읽는 것이 이미 현실의 고통을 벗어나는 것이다.  조지 오웰의 작품 [동물 농장]과 [1984년]은 모두 작가가 살던 시기의 전체주의적인 경향들(스탈린의 공산주의, 그리고 유럽에 유행하던 파시즘)에 대한 인도주의적 대응이었던 셈이다. 
 

서점에 근무하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서점은 누구가 자유롭게 들어와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묘사한다.
"런던과 같은 도시는 완전히는 아니지만, 하여튼 정신이 반쯤 나간 사람들이 항상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자연스럽게 서점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왜냐하면 서점은 돈을 쓰지 않고서도 오랫동안 머물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230쪽). 그런것 같다.  나도 어느 도시를 방문하여, 시간이 남을 때에는 서점에 가서 이것 저것 돌아보는 재미를 느낀다.  서점의 세계를 보면 그 사회의 관심을 어느정도 측정할 수 있다.

1996년 러시아 모스크바의 서점은 소설과 영어책과 경영학 책이 판을 치고있었고, 1997년 베트남 호지민 시의 서점에는 각종 법률 해설판이 많이 깔려 있었다.  사회주의가 시장경제로 바뀌면서, 새로이 만들어지는 민법, 상법 등을 알아야 사업을 할 수있기에 그랬을 것이다.  사회가 혼란스러운 사회일수록, 각종 괴기소설이나 탐정 소설들이 판을 친다.  당시의 책 대여점의  책 손실율을 한달에 12권정도/5-6백권의 서적 중으로 추산하고있다(232쪽).  이 대여점은 보증금이 없어서 그냥 없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비율로 따지면 2%정도의 망실율이다.  대개 우리나라 도서관들이 망실률을 연간 3&로 따지니 분명 높은 것만은 사실이지만, 생각보다 높지는 않다.  마을 도서관에서 책 잃어버릴까 보아 책 대출할 때 여러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의 경우도 실은 그렇게 높지 않다.
 
저자 자신의 책보유한 것을 442권이라고 고백하고, 이중 빌려서 아직 돌려 주지 않은 것, 대출받은 책이 15권이었다.  비율로 치면 4% 조금 안되는 수준이다.  자신이 책을 구입하는 데 사용하는 비용을 연간으로 치면 25파운드 정도인데, 새책으로 11파운드, 잡지나 신문에 19파운드, 헌책에 6파운드가 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254쪽).

책을 쓰는 것이 직업인 경우도 25파운드가 드는 데 반해, 영국의 성인들이 담배와 술에 드는 비용은 연간 평균 40파운드 정도로 계산하고있다.  그리고 영국 성인들이 연간 책을 구입하는 비용은 1파운드 미만으로 계산한다.  따라서 책값은 담배와 술값의 1/40정도로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는 어느 정도일까?  사람들은 왜 책보다 술과 담배를 좋아할까?

이은진 이사님의 글을 홈페이지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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