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아버님이 사용하시던 40년대 책을 나는 갖고 있다.
이승만 이야기, 헌법과 민주주의 이야기 ... 아마도 해방 후에 미군정을 실시하면서 사상적인 해설, 그리고 민주주의를 설파하려던 노력이 일환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50년대에는 원자폭탄을 대피하는 법에 대한 조그만 책자가 많이 있었던 것 같다. 원자폭탄에 대한 우려가 많았던 탓이었을 것이다.
이후에는 형들의 책을 자주 접하곤하였다. 김찬삼의 세계일주 여행기 책, 우주 여행에 대한 것, 잘 모르면서도 독일어로 된 베르테르의 슬픔, 아니면 작은 책자의 원본인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등
초등학교 시절에는 학원사에서 나온 위인전과 문학책을 정기적으로 매달 구입하여 보았다. 당시에 아버님은 초등하교때부터 월급제로 용돈을 주셨으므로, 한달 용돈을 받으면, 보문동에서 동보극장 가는 길, 대광고등하굑 맞은 편, 고가도로가 시작되는 곳에 있던 책방에서 책을 2권씩 구입하여 읽었던 것 같다. 이순신, 나폴레옹, 퀴리부인, 에디슨, ...
중고등학교때에는 잘 모르지만,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사상 대계, 민음사의 무학대계를 통해 세계 문학을, 그리고 김동리, 황순원, 이상 등 문학전집을 통해 책을 읽었다. 물론 실존주의 등의 책의 내용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행동주의 문학가들의 책과 로렌스, 톨스토이 같은 책을 내용을 모르면서도 읽었다. 우리는 그저 사랑이야기로 이해하고 읽었지, 그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는 무지하였다.
대학 때에는 나의 독서는 잡지로 넘어간다. 문학잡지 유명한 것 2가지가 있었고, 창작과 비평, 사상계, 지성, 대화 등등이 그것이다. 그리고는 80년대 들어서는 책읽기가 끊어졌다. 오히려 박사과정을 들어서서 학자되겠다고 결심한 순간 교양독서는 사라지고, 오직 전문사회과학 도서만을 읽기 시작한다. 나의 교양의 천박함은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요즘 나는 다시 역사, 그리고 과거에 읽을때 이해하지 못했던 문학책을 보면서, 나의 무식함에 스스로 놀란다.
북아트 연구소의 창립을 맞아 책을 재미나게 그리고 향기있게 만드는 방식을 보고 호기심이 생긴다.
그야말로 하나의 예술이구나. 책의 예술, 책과 나, 나의 인생에서 책과의 교감이 얼마나 스며들었는지.... 가을은 따가운 햇살, 그리고 차가운 바람이 불면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다잡는 시간이다.
이은진/경남대 사회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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