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을 말하다

이기영/두만강 3부(上)-이은진

by 사람의숲 2006. 4. 14.
두만강 4:제3부 상 상세보기

이기영은 1950년대 중반, 북한에서 이 소설을 쓰면서, 독자들의 반응에 따라 소설의 내용을 바꾼 것으로 스스로 후기에서 고백하고있다.  소설의 주인공 격인 씨동이의 결혼 상대를 애초의 지주의 딸에서 소작인의 동네 사람으로 바꾸었다.   아마도 1950년대 북한은 한국전쟁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사회주의 건설에 총 매진하던 시기였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주의 건설의 하나의 방식으로 소설의 내용을 바꾸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제 전체 5권중 4권에 해당하는 이 책에서는 1920년을 전후한 북간도 지역과 충남 천안 근처로 추정되는 지역이 배경으로 무대로 등장한다.  러시아에서는 1917년 사회주의 혁명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일본은 제국주의 세력 14개국과 함께 사회주의를 격파할 백색군에 가담하여 군대를 파견한다.  동시에 1차 세계대전에 패배한 독일이 점유하였던 중국의 산동지역(현재의 청도를 포함, 청도에는 독일의 맥주가 유명하다)을 이어받으려고 시도하고, 이에 대항하여 중국에서는 1919년 5.4운동이 발발한다.  한국에서는 일제의 강점으로 피폐해진 민중들의 저항과, 국제적인 민족자결의 정세에 따라 1919년 3.1 기미 만세운동이 벌어진다.  물론 만세운동은 고종의 장례일이라는 봉건적인 추모일과 연결되어 일어나므로 근대적인 의식이 어느정도 있었는지는 의문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천안근교의 송월동으로 표현되고, 두만강 근처의 상황으로 추정하면, 일제의 사금 광산 침탈, 농지 탈취, 뽕나무 심기, 잠사공장에 직공으로 취직한 농춘 출신 여공들의 강압적 직장생활, 일제의 고리대금업으로 농민의  재산을 침탈하고, 재판 대리서사, 개간된 땅에 대한 토지소유권 주장, 방앗간의 잇권뺏기, 사립학교의 폐쇄, 교회의 등장, 철도, 전차의 등장을 통해 근대화와동시에 침탈과 착취가 시작되었음을 인식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3.1운동이 일어났다고 생각된다.
 
물론 같은 시기에 일본의 유종열이라는 미술사학자는 한국의 도자기, 기와, 여물통에서 보이는 선의 아름다움을 한국인의 한에 맺힌 유려한 심성에서 비롯되었다고 간파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아무튼 당시에 한국의 문화재를 대량으로 일본으로 운송하였고, 역사젹인 유물을 파괴하고, 역사적인 서적을 왜곡하고, 일본에서 만든 당파적 역사관, 굴종적 역사관을 한국에서 교육하기 시작하였다.

이은진/2006.4.1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