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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말하다

이기영의 두만강을 읽다/이은진

by 사람의숲 2006. 3. 15.
두만강 2:제1부(하) 상세보기

이제야 두만강 2권 읽기를 끝냈다.  두만강은 가능하면 옆에 지도책을 같다놓고 읽고 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쓰던 고등학교 지도책을 보고 있는데, 함경북도 백두산 부분은 잘 나와 있으나, 간도 부분(두만강 건너 연길, 길림 쪽)은 잘 나와 있지 않고, 지명도 중국식, 한국식, 옛날 식이 섞여 있어 찾기가 만만치 않다.  가능하면 찾아보고 안되면 그냥 읽고 있다.  내가 너무도 무산, 회령 등 백두산 부근의 지명을 모른다는 점을 새삼 깨닫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의 지명을 잘알고 있으면서, 우리 소설을 읽으면서 그 지명을 몰라 헤메다니... 스스로 부끄럽다.
아무츤 이 소설의 1권은 박곰손이 두만강 변으로 살길을 찾아 떠나는 것으로 끝나고 2권은 두만강 근처, 무산에서의 삶을 시작한다.
 
아마도 1905년경에서 1914녀경까지의 시기를 이 소설을 다루고 있다.  이 시기에 근대 국가체제의 형태들(경찰, 사법체제, 면사무소, 세금, 삼림 감독, 소유권 제도) 등이 도입된다.  물론 이러한 제도는 일본이 한국을 더 강탈하기 좋게하기 위해 등장한 제도이다.  국가제도는 애초부터 비재 수탈체제라는 점에서 특이한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국가체제의 정비를 일본의 식민지 수탈과 맞물러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역사적인 논란꺼리로 등장한다.  이 과정에서 헌병 보조원, 순사, 순사보조원, 법원에서 송사 다툼을 벌이는 것, 개간지, 물레방아간의 운영권 문제를 놓고, 소유권 다툼이 벌어지는 것, 삼림 벌체를 금하는 것, 또한 그 이면에는 이들을 둘러싼 뇌물과 인민 수탈(음식 대접), 놀음의 성행 등이 나타나고 있다.
 
일제하의 생활을 다룬 소설들이 대개는 억눌림으로 일관되어 있는데, 이 소설은 이기영이 북한체제에서 1950년대에 쓰여진 영향이 있겠지만, 대체로 강건한 농민들, 이들의 건강한 생산활동, 항일투쟁의 작은 성과들을 백두산을 넘나들며, 간도 지방에 까지 나아가면서 서술되고 있어 비교적 소설을 읽으면서도 그다지 암울한 느낌을 갖게 하지는 않는다.  특히 간도지방이라는 일제의 지배권이 미치지도 그렇다고 중국의 지배권이 강하지도 않은 지역의 정세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틈을 타서 항일 운동이 팽창하는 모습을 보는 것, 읽는 이로서는 호쾌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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