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료실/연구소10년(`94-`04)

도시 속의 마을 축제: 가능성의 모색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4. 4. 24.
도시 속의 마을 축제: 가능성의 모색 

이 은진 (경남대, 사회학) 


i. 문제 제기 


창원시는 모두 18개의 동단위 사회교육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에서 1995년부터 11개 시설의 동단위(행정동 단위라기 보다는 마을 단위로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사회교육 센터를 민간단체인 경남정보사회연구소(이사장: 차정인; 소장: 이은진)에 운영을 위탁하고 있다. 또한 경남정보사회연구소는 사파동 동성아파트의 마을 도서관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모두 12개의 마을 사회교육 센터와 마을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는 전임제 근무요원 2명(1곳은 1명)과 전임 자원봉사자, 시간제 자원봉사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표 1] 사회교육센터별 근무자 현황 (1998년 5월 현재)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사회교육센터 전임 유급 전임 봉사 시간제 봉사(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대원동 2 0 100일/인 

의창동 2 1 5명 

명곡동 2 0 35명 

팔용동 1 2 23명 

봉림동 2 0 72명 

반지동 2 0 8명/하루 평균 

봉곡동 2 0 6명 

사림동 2 0 60일/인 

중앙동 2 0 13명 

사파동 사회교육센터 1 0 3명 

사파동 도서관 1 1 15명 

사파 동성아파트 도서관 0 2 0명 

용지동 2 0 53명 

사무국 3 0 0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자료: 경남정보사회연구소 센터별 5월 실적 보고서 

주: 전임근무자란 연구소에서 채용하여 연구소의 직급과 임금표의 적용을 받는 사람을 의미하며, 전임 자원봉사자는 비용으로 시간당 1천원을 지출한다. 시간제 자원봉사자는 주부들은 매주 요일과 시간을 정하여 봉사하고(사파 동성 아파트는 자치회에서 전임 봉사자 2명에게 월 50만원을 지급한다), 중고등생은 주말이나 학교가 일찍 끝나는 시간에 봉사점수를 받기 위해 신청하며, 초등교생은 조직되어서 도서대출업무를 도와준다. 이외에도 노인학교 3곳, 심리상담소 1곳, 노인 급식소 3곳, 연극교실 1곳의 자원 봉사자 수는 제외되었다. 



이들 유급 전임 근무자들은 사서들과 사회교육 요원들로 충원되었으나, 사실상 마을의 문화촉매요원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즉 전임요원들은 직접 가르치기도 하고, 사서업무를 담당하기도 하지만, 행사기획, 자원봉사자 조직, 주민 홍보, 주민 조직까지 담당하는 역할이 주어지고 있다. 도서관은 사실상 쇠퇴하고 있는 경향이 있으며, 기껏해야 독서실로서의 기능 외에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도서관도 전통적인 도서관의 개념이 아닌 취학전 아동이나, 초등교생을 중심으로 하는 보조교육이나 사회교육을 담당하면서 도서관 이용을 생활화하는 데 힘쓰고 있으며, 같은 방식으로 청소년과 주부들도 도서관과 사회교육을 겸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표 2] 시설별 센터 이용자 현황 (1998년 5월 기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센터별 도서관(하루 평균)공부방(하루평균)프로그램 모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팔용동 대출 80-90권 4-5명/평시 18개 281명 사진찍기 

15명/시험시 

대원동 열람 56명 52명 11개 151명 명예사서학교, 

다독상시상, 그림대회, 주민특강 

의창동 열람 100명 - 12개 사진찍기, 특강 

명곡동 열람 100명 - 13개 어버이날, 어린이날, 

스승의 날 행사 

봉림동 열람 87명 10명 17개 200명 어린이 날, 어버이날, 마을기자, 댄스동아리, 

환경미화, 축구시합 

반지동 열람 70명 10명 11개 20명/일평균 독서모임. 

마을기자, 동화나라 

봉곡동 열람 39명 10명 13개 100명 무료이발, 화단가꾸기, 벽화그리기, 독서상수상 

사림동 열람 45명 - 12개 84명 손도장찍기, 꽃씨심기, 

벽화그리기, 시민아카데미 

중앙동 대출 76명 13명 11개 79명 

사파동 100여명 20명 16개 165명 자원봉사자, 

스포츠마사지, 비누만들기 

용지동 120명 21개 205명 주부독서, 자원봉사단, 

어린이 독서, 농구단, 장터, 

강연, 문인세미나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자료: 경남정보사회연구소 센터별 5월 실적 보고서 

주: 의창, 명곡, 용지 마을 도서관은 공부방을 운영하지 않는다. 



사회교육도 일방적인 교육보다는 마을 신문 제작, 주민 참여의 기회를 넓히는 이벤트성의 소규모 행사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추진중에 있는 것은 마을 포럼, 자원 조직의 활성화, 마을 의정연구모임 등이 있다. 이러한 운영방식은 기존의 도서관 위주의 운영이나 사회교육 중심의 운영을 벗어나 다양한 욕구를 작은 복합기능을 가진 공간에서 제공한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더 나아가서는 경제적인 공동체 건설(신용협동조합, 생활협동조합, 마을 자율 공장 건설)등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우리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마을 공동체 운동이라고 부르고 있다. 사회교육센터의 운영은 각 사회교육센터별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주민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기관에서 추천하는 새마을 금고회장, 시의원, 동장, 새마을 부녀회장, 청년회장 등 고정 구성원외에 추가시키기가 매우 어려웠다. 



[표 3] 운영 위원회 참여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센터 참여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팔용동 동장, 새마을 협의회장, 동정자문위원장, 바르게 살기 위원장, 

팔룡 통장회장, 이용자 2, 자원봉사자 2, 연구소 이사 1 

대원동 시의원, 동장, 초등교장, 이사, 동정자문위원장, 통장협의회장, 

새마을 협의회장, 새마을 부녀회장, 자원봉사자, 이용자, 자원봉사부녀회장 

의창동 시의원, 중학교 교사 2, 통장협의회장, 새마을협의회장, 

바르게 살기 위원장, 이사 2, 청년회장, 자원봉사대장, 이용자 

명곡동 시의원 4, 동화학교 원장, 의사, 교수, 어린이집 원장 2, 새마을 도서관, 

초등학교 교사, 웅변학원장, 이사 

봉림동/봉곡동 시의원 2, 이사, 체육진흥회 2, 동정자문위원장, 바르게 살기 위원장, 

통장 협의회장, 새마을 금고 이사장, 어린이 집 원장, 통 부녀회장 

반지동 동장, 시의원 2, 초등교장, 통장자율회 회장, 노인회장, 부녀회장, 반우회장, 동정자문위원, 이사, 

사림동 시의원, 초등교장, 새마을협의회장, 새마을 부녀회장, 바르게 살기 위원장, 한국부인회장 

중앙동 동장, 시의원, 광고사 대표, 자원봉사자, 새마을 금고, 부녀회장, 이사 

사파동 시의원 2, 이사 2, 이용자 2, 자원봉사자 2, 바르게 살기 회장, 향순부회장 

용지동 시의원 2, 주부 7 

사파 동성 학원강사 1, 자치회장, 주부 2, 학생 1, 회사원 1, 고교교장 1, 고교 교사 1, 초등교 교사 1, 이사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자료: 경남정보사회연구소 내부 자료 



추가로 지역의 각급학교의 책임자나 교사들이 참여하였으며, 연구소측에서 이사진들(전문직 종사자들)을 운영위에 포함시켰으며, 또한 자원봉사자들이나 적극적인 강사들, 이용자들을 추가로 포함시키고 있다. 그러나 본래의 목적인 주민들의 자치적인 운영은 기존의 지역 유지들의 협조 유보, 신규로 충원되는 지역의 자발적 참여자나 전문직 종사자들에 대해서 행정당국에서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려는 장치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보처가 최근에(1997년 9 - 10월 조사 자료) 조사한 자료에서도 한국인은 스스로 평가하기에도 공동체 의식수준이 매우 낮다고 응답하였다. 다른 나라와의 비교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징을 "주로 개인이익과 사적 관계를 중시하고 있고 사회집단이나 국가 등 큰 범주의 공동체 의식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지적하였다(국정신문, 1998. 1. 12). 


이들 사회교육 센터의 사업 목표는 '마을 공동체 건설'로 내 걸었다. 물론 공식적으로 체결된 시와의 위탁계약서에는 마을 도서관, 사회 교육, 공부방 운영, 기타 주민 자치로 운영하는 사업(마을 포럼, 마을 신문, 상담소)등이 포함되어 있다. 하여간에 연구소가 최초에 의도한 바는 마을 공동체 건설이었다. 1995년부터 사업을 실시하면서 부딪친 문제는 역시 마을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었다.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등장한 것이 이벤트 사업을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것이었다. 본인은 이 자리에서 바로 마을단위의 이벤트성 사업을 마련하는 것에 발표의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벤트성 행사는 일단 놀이, 축제, 민속음악, 춤,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 할거리 등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항목의 이벤트는 일반적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우리'라는 공동체 감정을 갖게 한다고 지적되었다. 행사는 주로 어린이, 노인, 주부와 청소년 층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100 - 3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사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참여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ii. 도시축제의 가능성 


이러한 행사들이 마을에서의 축제라는 형태로 만들어 져서 본래 축제가 의미가 되살아 나는 방법은 없을까? 축제를 말하는 대부분의 논자들은 전통적인 축제에 대해서는 장황하게 설명하고 나서, 현실적으로 우리 인구의 80%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지역의 축제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거나, 아주 단편적으로 다루는 것 외에는 별로 없다라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기존의 문헌에서 도시축제에 대해서는 아주 비관적인 전망에서부터, 축제의 방향을 민족공동제적인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 새로운 가능성을 점치는 것까지 다양하다. 


(1) 이은봉(1982)은 비관적인 주장을 개진한다. 즉 현대의 사회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이 어려워 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사회에서 나와 너가 직결되어 <우리>로 변하는 축제를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한다"고 지적한다. 인간간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이유로는 관료제적인 사고형태를 든다. 그러나 반면에 축제가 인간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기능을 하는 것은 부인하지 않으면서, 인간관계가 소원하기 때문에 축제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하는 셈이다. 즉 축제가 불가능한 조건이 아니라, 축제가 필요한 조건을 말하는 셈이다. 


(2) 박인배(1988)는 "굿이라는 틀은 공동체 구성원의 염원을 집단적으로 신명을 통해 결집시켜, 현실의 질곡을 극복해 나가게 하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전통시대의 굿이 기초하고 있던 마을 공동체는 깨어졌고, 마을 공동체를 재건하려는 시도는 무망한 것이다....<민중이 주체가 되는 민족공동체>는 바로 우리의 축제가 지향하고 회복시킬 방향이다"라고 진술한다. 즉 마을 공동체가 없고 민족공동체만이 존재하니까 축제도 이에 맞추어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마을 공동체가 깨어졌다는 것은 전통적인 의미의 것이 깨어진 것이지, 도시에 변용된 마을 공동체는 그대로 살아 있음을 인정한다면, 과거의 축제도 새로운 형태의 축제로 바뀔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3) 장장식(1996)은 이런 면에서 도시축제의 가능성을 지적한다. 즉 그는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가 사라졌음을 인정한다. 즉 익명성이나, 생산공동체의 측면에서 공동체는 사라졌지만, 현대인의 삶에 적합한 축제는 새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대사회에서 축제가 의미를 가지려면 제의성을 대체할 수 있는 요소를 찾고, 그것에 부합되는 축제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대체요소로서 상권의 강화(자연이나 인공의 산물), 역사적 인물의 재현, 예술적 심미성"등이 그것이다. 또한 "볼거리 위주나 놀이의 성격만을 강조한다고 해서 부정적으로 볼 필요만은 없다. 다만 전통적 공동체 의식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도시에서의 축제일 경우, 삶의 장을 연결할 대동적 판놀이의 모델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럴 때 제의 성격과 함께 놀이의 일면을 지닌 축제의 원뜻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뜻에서 축제가 상품화한다는 것을 무조건 시비하고 나무랄 일은 아니라고 본다. 볼거리가 풍부하고 내용과 질이 알차다면, 도시의 축제는 축제 주체의 새로운 삶의 모습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기존의 마을축제는 사라졌다는 점을 확인하였고, 또한 전통적인 의미의 마을도 사라졌다는 것을 논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고 도시에서의 마을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고, 반면에 축제의 필요성은 오히려 강화되었음을 함축하고 있었다. 



iii. 마을 대 도시 


도시지역에서 축제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인정한다고 해도, 그 실천가능성을 염두에 두면 아무래도 성공한 사례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즉 축제의 형식과 내용이 바꾸지 않는 한, 놀이와 의식을 통한 공동체 정신의 회복이라는 것이 그대로 적용된 사례는 없는 것 같다는 데에 고민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세가지의 지적이 있다. 즉 마을 축제와 도시축제의 차이, 마을의 여성스러움과 도시의 남성스러움의 차이, 자본주의화된 도시에서의 공동체의 이중성으로 설명하는 방식이다. 


(1) 나승만(1996)은 마을축제를 도시축제로 확대하여 재생하는 것은 오히려 축제의 성격이 되살아 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작은 마을축제를 도시축제로 확대하다보니 시민을 얽어매는 축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마을 규모의 축제와 도시규모의 축제가 구별되어야 한다". 즉 도시의 축제는 도시의 규모와 도시민의 생활 리듬을 고려하여 기획될 것은 요구하고 있다. 즉 마을과 도시의 규모상의 차이를 인정할 것을 함축하고 있다. 


(2) 마을과 도시에서의 축제의 부활을 논하면서 이상일(1986)은 도시는 남성스럽고, 마을 은 여성스럽다라는 은유를 사용한다. "마을단위의 축제와, 마을과 마을의 연합형식, 그리고 도시의 구역단위 축제와 그 연합형식 등은 결국 마을 공동체 구성원들의 향토의식, 역사의식, 일체감의 형성에 이바지 한다." 즉 마을, 마을의 연합체, 구역, 구역의 연합체, 도시와 같은 다양한 수준에서의 축제는 공동체 의식함양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마을과 도시 수준에서의 축제가 다 함께 공존하여야 하여야 하는 이유를 마을의 여성다움과 도시의 남성다움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은유적인 논리로 전개한다. "여성적인 것은 자연에 대한 실제적 태도, 감정의 억제, 안정, 생식과 지식에 가치를 둔다. 남성적인 것은 대체로 이동성, 모험심, 용감성이 에토스가 된다. 따라서 도시는 여성적인 원형보다 남성의 장방형, 신비보다는 이성 그리고 천문학과 수학을 선택한다. 마을이 여성적이라면 거기에는 잠, 잔치, 결혼, 교육 등이 미분화된 채 포괄되어 있고, 그에 반해서 도시는 그 기능을 주막집, 장터, 神殿, 紅燈街, 학교로 배분 해서 명확한 추상화, 전문화, 분업화를 실현한다. 융학파의 j.w. perry에 의하면 여성원리 대 남성원리, 농촌과 도시의 대비는 품는 것과 자르는 것의 차이라고 한다. 선악과 상관없이 모든 것을 품어서 일체의 절대적 평등성을 부여하는 여성원리에 대해 도시와 남성의 원리는 모든 것을 절단, 분할해서 주체와 객체, 상하로 그 능력이나 개성에 따라 유형별로 나눈다." 따라서 마을과 도시의 축제는 모두가 재생하여서 공동체적 통합을 위하여 기능하여야 하는 것이다. 


(3) 데이비드 하비( 1989/1996)는 자본주의하 도시에서 공동체의 이중성을 지적하고 있다. 즉 기본적으로는 "자본 순환의 통로가 화폐의 순수한 개인주의에 의해서 지배되고 공동체의 전통적 견고성이 완전히 해체될 때, 강력한 국가기구는 자본주의 도시화의 적절한 경영에 중요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화폐, 자본, 공간 및 시간 같은 구체적 추상의 권력에 대항하는 운동들은 대안적 종류의 공동체를 창조하는 강력한 투쟁으로 움직인다." 반면에 또한 자본주의의 위기상황에서는 국가의 복지 기능이 축소되며, "과부하가 걸린 국가의 지출에 직면한 지배계급동맹이 어떤 종류의 사회적 공급을 가족과 공동체의 구조 속으로 되돌리려고 힘을 쓰는 조건들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하비는 공동체 건설이든 국가의기능을 공동체에 위임하는 과정이든 공동체가 자본축적과 일관성을 갖고 만들어 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만일 축제가 공동체 건설의 의미를 지닌다면 현실적으로는 자본의 기능과 연관되어 저항이든 아니면 보완적인 기능으로 재생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이상의 논의에서 마을 축제와 도시축제는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구분되어야 한다는 점, 이것은 곧 규모뿐아니라 축제를 진행하는 절차와 내용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도시의 축제는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는 점, 다만 축제의 성격이나 자본주의 체제내의 공동체의 기능에 의해 제약과 동시에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만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놀이와 의례의 필요성을 논의해 보자. 도시의 경우에 의례가 사라진다고 말하지만 적어도 작은 규모의 축제에서는 의례가 역시 공동체의 감정을 북돋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동시에 필요하다(이미나, 1997). 



iv. 도시축제의 기능 


도시에도 축제를 새로이 만들 수 있다. 즉 도시의 축제는 지역인을 만들어 내는 기제이다. 축제는 특히 기존의 사회 작동원리를 강화하고, 정당화시키면서 실제적인 형태는 사회적으로 어긋난 규범을 택한다. 예를 들면, 미국 뉴올리안즈의 마르디 그라스에서 나타나는 '신체부위 보여 주기'와 이를 대가로 지불되는 '콩주기'는 바로 이러한 축제의 유형을 보여준다(shrum and kilburn, 1996: 423). 비합리적인 행동을 통하여 합리적인 행동의 정당성을 강화하고, 반대로 합리적인 규칙을 제정하여 비합리적인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인간이 가진 비합리성을 표출하면서도 일상세계가 정당화되고 순조로이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된다(miller, 1997). 이런 의미에서 지역의 스포츠 대결을 통한 지역의식의 고취도 고려 해볼 만 하다. 즉 고장끼리의 대결, 지역을 대표하는 스포츠 팀을 통한 다른 지역과의 대결은 내부적으로는 공동체의식을 고취시키고, 외부와 게임을 통한 접촉을 강화하여, 차이를 강조하는 문화로 바꾸어 나갈 수있다. 이것의 효과는 폐쇄적 공동체로 나아가려는 현상을 극복하고 개방적 공동체로 나아가는 한 방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현대에서 역시 축제가 필요함을 강조하는 것은 당위론적인 것과 동시에 오히려 역설적으로 현대사회에서 축제는 더욱 더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더욱더 이질화되는 인간관계, 상품화되는 인간관계, 경쟁적인 인간관계는 공동체의 와해와 동시에 개인들에게는 인간성의 상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는 지적은 다음을 들 수 있다. 


(1) 김열규(1982)는 인위적인 축제를 자연민속적으로 되돌리고, 집단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늘날의 축제는 인위적이며, 그리고 현장에서 유리되고 있다....오늘날 중요한 것은 축제를 현장속의 자연민속으로서 다시 발붙이게 하는 일이다....그리고 신바람은 집단화함으로써 가속되고 팽창해야 하는 것이다"(김열규, 1982). 


(2) 또한 김열규(1997)는 축제를 전통적인 판놀음이나 판굿놀이라고 규정하면서, 이의 속성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속성이란 지역공동체 전원의 사회적 집단성, 그 당대의 현실성을 반영, 총체성, 공동체의 번영과 발전을 도모하는 생산성의 4가지 요소이다. 


(3) 이해준(?)은 현대의 축제를 대결과 승부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비판하면서 화합과 일치를 도모하는 전통적인 축제로 복원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오늘날 우리가 대하는 지역축제는, 올바른 전통의 계승이라기 보다 일제가 그들의 지배정책과 결부시켜 재생시킨 '군민체육대회'류의 지역축제를 외형적으로 계승한 측면이 강하다. 화합과 일체보다는 대결과 승부의 장으로 이를 대체시켰던 것이다. 이는 전통적으로 祈豊행사였던 줄다리기를 협동 단결의 체육대회로 전화시켰던 것이다. 지역소재를 발굴하여야, 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가 이루어지고, 지역전통과 역사성을 통해 동질성 확인과 결속력이 강화된다"(이해준, ?). 대결과 승부가 오히려 서구의 축제에서는 축제의 강력한 하나의 요소가 된다. 대결과 승부, 화합과 일치는 두가지 다른 요소가 아니라, 현대사회 인간사의 삶의 방식이다. 따라서 대결과 화합의 요소가 동시에 공존하면서 축제는 기획되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지역의 동질을 갖출 정도의 장기간의 주거 경력이 없을 경우, 공동체의 요소가 가능할 것인가? 아니면 그럴 경우라도 지 역성에 기반을 둔 전통의 계승이 다른 이들에 의해 가능할까? 


'축제'를 갈등해소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사회적으로 합의한다면, 여기에 따라 의례와 희열이라는 요소가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럴 경우, 갈등은 도시의 청소년은 낮에는 공부하라는 경쟁적인 상황, 밤에는 규제가 풀린 상황이나 역시 청소년에 대해서만은 강한 규제력을 행사하는 사회에 대한 갈등이 존재한다. 주민들의 계급적 갈등은 주로 삶의 대부분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주부들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주거를 둘러 싼 갈등은 주부들이 가장 첨예하게 지각한다. 청소년들은 규제 대 해방, 주부들은 집없는 고통 대 거주의 안락함, 환경의 고통 대 환경의 안락함 등이 주된 갈등의 대립구도이다. 직장인들은 작업 고통 대 경제적 안락이 주된 갈등의 원천이 될 것이다. 



v. 창원시의 도시단위의 축제 현황 


창원시는 시민축제의 개최 목적을 "시민의 뜻을 한 곳으로 모으고,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설정하고 있다. 축제가 하나로 집중되기보다는 여러 개의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형편에 있다. 



[표 4] 창원시 도시축제의 현황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축제 명칭 시작시기 행사시기 장소 행사종류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시민의 날 (시승격 기념) 4월 1일 종합운동장 

1981년 용못제, 야철제, 문화축제, 

거리제, 고향의 봄축제 등 주제별로 70여개 행사 


야철제(2000년전 삼한시대 철생산을 기림) 

3월 31일 시청앞 광장 


고향의 봄 4 - 5월 시내 일원 


호반 예술제 1988년 8월 용지 호수 국악, 미술, 연극 


공단 문화 축제(공단근로자) 4 - 10 월 시내 일원 


진달래 축제 1994년 4월 비음산 진례산성(고대 가야시대에 축성) 산신제 


천주산 진달래 1996년 산신제, 등산대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자료: 창원시, 1995, 시정현황: 41 



이상은 창원시가 홍보하는 축제의 목록이다. 마을단위와 도시단위의 축제가 혼재되어 있으며, 또한 축제의 정체성이 불분명하다. 여러 가지 사업을 망라한 것을 보는 듯하다. 오히려 창원시가 계획하고 있는 마을 단위의 축제을 눈여겨 볼 만 하다. 도시축제가 발달하기위해서는 마을축제가 발달되어야 가능하다. 그 이유는 축제 주제의 다양성, 자발적인 집단적인 참여의 독려가 용이하며, 소규모 집단의 소속감이 강하여야 그것을 기반으로 하여 대규모 집단적인 소속감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vi. 마을 단위 축제 



[표 5] 창원시의 마을 축제 현황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구분 축제이름 행사내용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농어촌지역 

단감 축제 1994년부터 10월에 동읍에서 개최 

단감아가씨, 단감품평회, 단감쌓기 

수박 축제 1992년부터 5월에 2일간 대산면에서 개최 

불꽃놀이, 수박아가씨 선발, 디스코 파티, 수박 품평회, 

시민 노래자랑 

삼귀바다축제 1996년부터, 

대풍어제, 별신굿, 바다낚시, 장기자랑 


아파트 지역 - 남양의 밤, 동민 한마음 등 

주택 및 원주민 지역 - 동제, 퇴촌 당산제 등 

상가 지역 - 중앙동 일번가 축제 등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자료: 창원시, 1996, 행복자치시로 가는 청사진: 14 



재미나게도 마을을 농어촌, 아파트 지역, 단독주택지역, 상가지역으로 나누고 있다. 실제로 창원시는 창원군에서 편입된 동읍, 대산면, 북면이라는 농촌지역과 도시지역으로 구분되며 도시지역은 다시 이주민들이 많은 아파트 지역과 원주민들이 차지하고 있는 단독주택지역으로 나누어 지고 있다. 이들간의 갈등은 사실 상상외로 크다. 특히 도시정치에서, 문화생활에서 심하다. 따라서 4가지의 다른 축제 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적절하다. 상가는 살거리 위주로, 농촌은 자연산물위주로(단감, 수박, 풍어제), 문제는 아파트와 단독주택주역이다. 



[표 6] 창원시의 동별 단독 주택 비율 927개동)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단독주택 비율 동 이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 미만 도계동, 반림동, 내동, 용호동, 사파동, 상남동, 가음정동, 남산동, 

대방동, 신촌동 

20 - 49% 의안동, 팔룡동, 반지동, 대원동, 신월동, 중앙동 

50 - 79% 동읍, 동정동, 소계동, 명서 1동 

80% 이상 북면, 대산동, 명서 2동, 봉곡동, 사림동, 성주동, 삼귀동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자료: 통계청, 1996. 4, 1995 인구주택조사 잠정보고서 (1995년 11월 1일 현재): 193 





단독주택지역도 전통적인 모습보다는 원주민인 소유주와 이주민인 세입자들의 갈등이 심하며, 이것을 해소하는 것이 마을 축제의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단독주택지역의 거주민은 자영업자이거나 전통적인 삶에 익숙한 삶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단독주택지역의 축제는 이들의 삶에 어울리는 전통적인 축제의 시기인 대보름에 마을단위로 행해지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파트지역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규모에 따른 주민들의 차별과 갈등은 상대적으로 매우 크다. 아파트 거주민의 생활리듬은 직장생활과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여기에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즉 직장의 휴가철에 축제가 만들어 지는 것이 옳다. 따라서 여름철의 휴가와 축제가 어울린다. 이를 묶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하다. 현재 사회교육센터에서 실시한 행사는 다음과 같다. 


(아파트 지역) 

사파동 사회교육센터 

주민과 함께 하는 어울마당: 작품전시회, 사파마을 솜씨 자랑 및 가족 영화제 


용지동 사회교육센터 마을축제계획(5월) 

단절된 도시문화를 극복하고 이웃간의 정을 함께 나누는 장으로 지역민의 공동문화 창출의계기를 마련하고 삶을 더욱 보람있게 신명나게 함 

지역민 자치 문화생산력 창출; 마을축제 행사준비를 위한 주민중심의 행사추진 위원회, 마을 상가 및 단체 관공서의 마을 축제 후원회; 마을 축제 주제 공모 

"대보름 부름깨기 행사" 


사파동 동성 아파트 마을 도서관 

기념행사: 가족사진 촬영대회, 우리마을 환경지도그리기, 벽화그리기, 동네 노래잔치 

정월대보름 마을 축제: 연날리기, 짚신밟기, 다른 곳을 방문(짚불놀이, 달집 태우기) 


(주택 및 원주민 지역) 

사림 사회교육 센터 

사림한마당: 물물교환, 떡국떡, 절편, 차, 설탕과자 팔기 

1주년 행사: 벽화그리기, 꽃씨 심기, 아이이름 달아 주기 


봉곡사회교육 센터 

마을 그리기 대회 


봉림사회교육 센터 

대보름 쥐불놀이 행사 

마을대항 축구대회 

윷놀이, 농악 


반지동 사회교육센터 

동대항 청소년 제전 

풍물패 정초 길놀이 


명곡사회교육 센터 

송년파티 


의창 사회교육 센터 

마을송년 축제: 알뜰 바자회, 전시행사, 가족장기자랑 

어린이 마을 축제 


팔용 사회교육 센터 

한 여름밤의 가족 영화제 


대원사회교육센터 

청소년 체육대회 

야외영화축제: 현대정공노조과 공동 

전통놀이 한마당: 팔씨름, 투호놀이, 널뛰기, 장기자랑 


(상가지역) 

중앙동 사회교육 센터 

정월대보름 행사, 신나는 윷놀이 한마당, 98. 2. 11 

어린이 마을 축제, 우리 마을 그리기 대회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꾸러기 대잔치(어린이 끼자랑, 인형극 공연) 

"끼를 발산하자", 청소년 마을열기 한마당 


연령별로는 창원시는 상대적으로 40대의 장년층과 10대의 아이들이 주를 이루는 인구연령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어린이와 주부가 주된 마을의 주인들이다. 축제의 모든 중심은 마을 사람들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그리고 가용한 자원도 마을 내에서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금, 인원, 아이디어, 그리고 행사의 진행도 마을이 중심이 된다. 가수를 불러도 마을가수를 선정하여 여러 마을마다 초청하여 그들이 스타가 된다. 


금년 5월 부터는 4개마을을 묶어서 지구별 축제를 개최하였다. 우선 5월을 맞이하여 지구별로 벽화그리기, 사랑의 편지쓰기, 가족과 함꼐 그림그리기 등이 행사의 형태로 실시되었다. 물론 이것은 단순히 하나의 행사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끝까지 주민의 힘으로 주된 행사와 부수적인 행사를 동시에 개최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vii. 결론 


도시안에서 마을 단위의 축제 가능성을 탐구하였다. 특히 기존의 문헌들은 도시의 축제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대부분 하나의 관광상품으로서의 축제나 아니면 도시단위의 축제에 관심을 쏟았다. 그러나 실제로 자신들이 참여하는 마을단위가 필요하며 실험적으로 창원시에서 경남정보사회연구소에서 실시한 축제행사를 보고하였다. 자신들이 축제의 주인이 되지 못하는 한 도시의 축제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 그리고 도시인들에게는 더더욱 마을 단위의 소속감을 갖는 축제가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사회위기의 상황에서 공동체의 속성이 강조된다는 점, 그리고 위기의 해소를 위해서도 축제를 통한 공동체의 건설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김열규, 1982, 한국인의 신명 (도서출판 주류) 

김열규, 1997, "축제와 현대 예술" 

나승만, 1996, "현행 지역축제의 문제점과 과제" 

박인배, 1988, "대학축제와 <살림> 축제", 이상일 엮음, 놀이문화와 축제, 서울,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209-223 

이미나, 1997, "민주공동체론" 

이상일, 1986, 축제와 마당극, 조선일보선서 002 

이은봉, 1982, 놀이와 축제, 도서출판 주류 

이해준, ?, "지역축제와 역사문화 소재의 발굴 필요성" 

장장식, 1996, "지역공동체와 축제", 문화체육부, 한국의 지역 축제 

데이비드 하비, 1989/1996, 도시의 정치경제학, 한울 

miller, michael, 1997, "american football: the rationalization of the irrational", international journal of politics, culture, and society, 11, 1: 101-127 

shrum, wesley, and john kilburn, 1996, "ritual disrobement at mardi gras: ceremonial exchange and moral order", social forces, 75, 2 (dec.): 423-458 

댓글